요약
- x86은 인텔·AMD의 상호 특허 크로스라이선스로 묶여 있어 사실상 인텔·AMD·VIA(Zhaoxin) 외에는 만들 수 없다. 제3자가 살 수 있는 창구 자체가 없다.
- ARM은 돈을 내면 아키텍처 라이선스를 판다. 클라우드 자체 칩이 전부 ARM인 것은 기술 우위보다 이 구조 때문이다.
본문
제약의 대상은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칩 제조다
x86 바이너리를 컴파일하고 배포하고 실행하는 데는 아무 라이선스도 필요 없다. 제약은 x86 명령어 집합을 구현한 CPU를 직접 만드는 쪽에만 걸린다. 이 구분을 놓치면 논의가 엉킨다.
x86 — 살 수 있는 창구가 없다
근거는 저작권이 아니라 특허다. 기본 x86은 인텔이, 64비트 확장(AMD64)은 AMD가 특허를 갖고 있고, 두 회사는 상호 특허 크로스라이선스로 서로의 것을 쓴다. 그래서 x86 CPU를 합법적으로 만들 수 있는 곳은 셋뿐이다.
- 인텔
- AMD
- VIA — Cyrix 인수로 라이선스를 승계했고, 2013년 상하이시와 세운 합작사 Zhaoxin이 이를 이어받아 x86 칩을 낸다
ARM처럼 "돈 내면 아키텍처 라이선스를 준다"는 공개 창구가 아예 없다.
"옛날 특허는 만료됐잖아"는 반만 맞다. 386 수준의 특허는 진작 만료됐지만, 현대 소프트웨어가 전제하는 SSE·AVX·가상화 확장 같은 것들은 특허가 살아 있다. 즉 실용적으로 쓸 수 있는 x86에는 항상 유효 특허가 걸려 있다.
ARM — 라이선스를 판다
ARM은 칩을 만들지 않고 설계(IP)를 팔아 로열티를 받는다. 라이선스가 두 종류다.
- 코어 라이선스: ARM이 설계한 Cortex 코어를 그대로 사용 (대부분의 업체)
- 아키텍처 라이선스: 명령어 집합만 빌리고 코어는 직접 설계 (Apple, Qualcomm, Ampere)
그래서 같은 arm64라도 실제 회로는 서로 다른 물건이다. ISA가 같으니 바이너리가 호환될 뿐이다.
결과
AWS는 3년 연속으로 신규 추가 CPU 용량의 절반 이상이 Graviton이다. 구글 Axion, MS Cobalt, 엔비디아 Grace도 전부 ARM 계열이다. 하이퍼스케일러가 자체 칩을 만들기로 했을 때 x86은 애초에 선택지가 아니었다. 기술적 우열을 따지기 전에 문이 잠겨 있었다.
성능 우위를 ISA로 설명하는 건 과한 해석이다
M 시리즈가 빨랐던 데에는 TSMC 최신 공정, 큰 캐시, 통합 메모리 설계의 기여가 크다. 명령어 디코딩 오버헤드는 현대 CPU 전력의 일부일 뿐이고, AMD EPYC은 성능/와트에서 ARM 서버칩과 충분히 겨룬다. ARM의 진짜 무기는 명령어 집합이 아니라 마진 없이 직접 만들 수 있게 해주는 라이선스 모델이다.
같은 논리를 한 칸 더 밀면 RISC-V
로열티조차 없는 오픈 ISA다. ARM이 x86에게 한 일을 RISC-V가 ARM에게 할 여지가 있다. 아직은 임베디드 위주다.
2024년 x86 Ecosystem Advisory Group
인텔과 AMD가 함께 만든 협의체로 Broadcom, Dell, Google, HPE, HP, Lenovo, Meta, Microsoft, Oracle, Red Hat이 창립 멤버고 리누스 토발즈와 팀 스위니가 개인 자격으로 참여했다. 다만 이것은 명령어 확장의 파편화를 줄이자는 협의체이지 라이선스 개방이 아니다. 새로 x86 칩을 만들 길은 여전히 열려 있지 않다.
관련 노트
- amd64·x86_64·x64는 같은 ISA의 다른 이름이고 arm64만 다른 계열이다
- Fargate는 물리 CPU 세대를 고를 수 없어 같은 태스크 정의라도 성능이 1.5~2배 갈린다
- 어떤 기술을 선택할지, 왜 그 기술을 써야하는지 생각해야함